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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패널의 기회는 ‘사람에게 묻기 어려운 질문’에 있다

합성 패널 활용 사례 synthetic panel use case

부제 : 국내 고객이 가장 큰 도입 가치를 느낀 세 가지 합성 패널 Use Case

지난 2년간 퀄트릭스에서 국내외 브랜드에 합성 패널을 제안하고, 시범 검증(PoC) 결과를 본사 기술·제품팀과 검토해왔다. 합성 패널(Synthetic panel)은 AI가 학습한 데이터와 조사 대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설문 응답을 모사하는 새로운 조사 방법론이다.

이러한 신규 방법론을 시장에 소개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설명도 달라져야했고, 합성 패널이 어떠한 질문에 더 잘 답하는지, 고객은 어디에서 가치를 느끼는지 나 역시 계속 공부하고 확인해야 했다. 본사에서 이야기하는 활용 방향과 국내 고객이 관심을 갖는 지점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제안이 기대만큼 와닿지 않았던 경험도 있었고, 예상보다 반응이 컸던 질문도 있었다. 아직 정답을 찾았다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합성 패널을 어떻게 소개하고 활용해야 할지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의 경험과 함께 현재 눈여겨보고 있는 활용 방향을 풀어보려 한다.

목차

– 비용과 시간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이유
– Use Case 1. 실제 소비자에게 묻기 조심스러운 민감한 질문
– Use Case 2. 모집하기 어려운 니치한(Niche) B2B·B2C 타깃
– Use Case 3. 조사가 끝난 뒤에 생기는 추가 질문
– 합성 패널은 기업이 조사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까
– 마치며: 합성 패널의 활용 가능성을 찾아가며

비용과 시간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이유

초기에는 업계 전반, 그리고 퀄트릭스가 강조하던 사람 응답과의 유사성, 즉 사람 패널을 합성 패널로 대체하여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제안했다. 사람 응답과 얼마나 비슷한지, 두 패널을 어느 비율로 섞을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도 많았다. 나 역시 이 장점들이 고객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에는 본격적인 프로젝트 진행 전 초기 가설 탐색과 다수의 아이디어 테스트 측면을 강조했다. 여러 컨셉의 반응을 사전에 빠르게 살펴보고, 더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실제 사람 기반의 조사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질문과 가설을 다듬는다는 점에서도 좋은 접근이라고 봤다.

그런데 국내 고객과 이야기할수록 단순히 합성 패널이 비용과 시간을 줄여준다는 설명만으로는 도입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기존 방식으로 필요한 조사를 이미 하고 있는 팀에는 새로운 방법론을 배워가며 바꿔야 할 만큼의 가치가 선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국내 실무자에게는 리더십에 보고할 데이터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확신을 가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국내외로 참고할 사례가 많지 않은 신규 방법론을 도입하려면, 담당자가 그 필요성을 자신의 언어로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 더 빠르고 저렴하다는 장점만으로 그 부담까지 감수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합성 패널의 가치 제안을 고객사가 궁금해 하지만 사람 패널로는 현실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러한 질문들에서 합성 패널을 한 번 써볼 이유가 체감되었다고 느꼈다. 국내 수요와 체감 가치도 이러한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Use Case 1. 실제 소비자에게 묻기 조심스러운 민감한 질문

소비자의 생각이 궁금해도 실제로 묻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 있다. 브랜드에 부정적인 이슈가 생겼을 때가 그렇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알고 싶지만, 설문에서 그 내용을 제시하는 순간 이슈를 모르던 소비자에게도 알리게 된다. 궁금한 것은 소비자의 반응인데, 조사 과정 자체가 새로운 노출을 만드는 셈이다.

Google Labs의 Use Case도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개발 중인 Gemini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만약 논란이 될만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면 고객들이 브랜드에 가지는 인식은 어떠한지, 지속 사용 의향은 어떤지 등을 시험해야 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면 그 과정에서 브랜드에 부담이 생길 수 있었다. 그래서 합성 오디언스를 활용해 민감한 내용을 시험했다.

또한, 개발 중인 컨셉에 대해서 사전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었다. 기업이 아무리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해도 사람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상, IP나 컨셉에 대한 유출 리스크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합성 소비자를 100%, 또는 사람 패널과 적절히 Mix 하여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리스크 수준의 조절이 가능했다.

합성 패널은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모종의 What-if Simulation을 통해 고객이 어떤 우려를 가질 지, 우리가 어떤 것들을 더 준비봐야 할지 미리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고객에게 제안할 때도 관심이 컸던 영역이다. 기존 조사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드는 것보다, 그동안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질문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Use Case 2. 모집하기 어려운 니치한(Niche) B2B·B2C 타깃

두 번째는 대상자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려운 경우다. 특정 산업과 직무, 기업 규모, 구매 경험을 함께 충족하는 기업 담당자(B2B)를 모집하거나, 특정 조건에 맞는 소수의 소비자(B2C)를 충분히 모아야 하는 조사와 같이 타겟 고객이 희귀해질수록 데이터 수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커진다.

Booking.com은 수년 간 운영하던 글로벌 여행 트렌드 연례 조사에서, 조사 비용과 시간의 한계로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던 특정 하위 집단 (예.Heavy Traveler)들과 주제를 합성 오디언스로 탐색했다.

국내에서도 니치한 타깃을 조사하려는 수요는 B2B와 B2C 양쪽에서 나타났다. 이런 고객에게는 합성 패널이 조사 단가를 낮춘다는 설명보다, 만나기 어려운 대상에 관해 깊게 알아볼 수 있다는 제안이 더 와닿았다.

또한, 합성 패널 조사를 통해 실제 타겟 고객을 만났을 때 확인할 질문도 더욱 구체화가 가능하다. 실제 소비자를 닿기가 어려운만큼, 불필요한 질문을 최대한 걷어내고 더욱 똑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합성 패널을 통한 사전 조사를 활용해볼 수 있다.

Use Case 3. 조사가 끝난 뒤에 생기는 추가 질문

실무에서는 데이터 수집이 끝났다고 궁금한 점이 끝나지는 않는다. 보고서를 만들다가 더 알고 싶은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고, 리더십이나 다른 유관 부문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문을 받기도 한다. 게다가 프로젝트가 끝난 뒤 한참 지나 문의가 들어오면, 보유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럴때 원래 응답자에게 다시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재접촉 조건과 예산, 일정이 따라줘야 한다. 질문 몇 개를 위해 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결국 궁금한 점을 남겨둔 채 기존 데이터 안에서 최대한 설명 가능한 부분을 찾게 된다.

퀄트릭스는 이미 완료된 설문 조사에 후속 질문을 던져, 당시 응답자가 어떻게 답했을지 합성 응답으로 탐색하는 Synthetic Recontact 설문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조사 종료 후 추가 질문은 관심이 컸던 수요 중 하나였다.

이러한 Use Case가 자리 잡으면 설문 프로젝트는 보고서 한 번을 만들고 끝나는 자료에서, 새로운 질문에 이어서 활용하는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사 전에 모든 질문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사업 부문과 대화를 이어가며 인사이트를 고도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MI팀에도 의미가 큰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합성 패널은 기업이 조사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까

우선 국내에서는 사람 패널로 진행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합성 패널의 초기 수요가 발현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훨씬 폭 넓게 활용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기존 조사 워크플로우의 일부를 대체하거나, 여러 컨셉을 선별한 뒤 사람 조사로 이어가거나,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탐색하는 등 비용과 시간, 리소스의 조합을 바꿔가며 최적의 활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본 설문에 수 많은 질문을 한꺼번에 담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즉, 초기 탐색, 컨셉 선별, 본조사, 후속 질문 등으로 조사 과정을 세밀하게 나누고, 각 단계의 목적에 맞는 방법론을 배치하는 것이다. 핵심 질문들을 사람에게 묻고 나머지를 AI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패널 설계도 연구되고 있다.

또한, 합성 패널과 사람 패널의 응답이 다르게 나오는 지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합성 패널이 단순히 틀렸다기보다는, 합성 패널과 사람 패널의 응답 성향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차이가 왜 나는지에 집중하면 새로운 인사이트가 보이기도 한다. 예를들어, 보기 문항 표현이 모호하게 작성된 부분을 발견한다던지, 고객들에게 소구하는 이미지가 기능적, 감성적으로는 어떻게 차이나는지 등이다.

마치며: 합성 패널의 활용 가능성을 찾아가며

나는 합성 패널이 사람 패널을 100%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조사는 뚜렷한 목적이 있고, 그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매장을 방문하거나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겪은 일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불편 사항까지 모두 AI로 대신 확인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조사 목적에 따라 사람에게 직접 물을 부분과 합성 패널로 탐색할 부분을 나누고, 여러 방법론을 조합하는 일이 훨씬 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은 나에게도 흥미롭다. 처음 합성 패널을 제안할 때는 비용과 시간 절감에 집중했지만, 실무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사람 패널로는 시작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에 더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술을 소개하면서 나 역시 그 활용 가치를 조금씩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셈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들을 직접 제안하고 실험하면서 어떤 질문에 합성 패널을 활용하면 좋을지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점들을 이곳에 기록해 나가려 한다. 합성 패널의 활용을 고민하고 계시거나 관련 경험을 나누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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